2026.01.14

"현금만 받습니다"... 2조 캐디피 시장 현금 거래 관행 종지부 찍나?

연간 2조원 규모의 캐디피 시장이 '지하경제'의 꼬리표를 떼고 제도권으로 진입할 준비를 마친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과 실제 골프장들의 성공적인 도입 사례가 축적되면서, 캐디피를 현금으로만 결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결제수단 관련 소비자 선택권 보장 내용을 담은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 개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민신문고에 접수돼 공정거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국세청으로 이첩된 한 건의 민원이, 한국 골프산업의 오래된 관행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 개정에 한걸음 다가섰다.

해당 민원에는 '어떤 물품을 구매하고, 현금과 신용카드, 이체 등 지불수단 선택은 지불하는 자(고객)의 몫이지만 600만 골퍼는 ATM부터 찾는 레저로 골프장 갈 때 마다 현금 찾는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14만~18만원에 이르는 캐디피는 오직 현금이고, 이러한 '현금 강제'가 소비자 권익 침해를 넘어 조세 형평성 훼손과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불편함만이 문제가 아니다. 현금으로만 지불인 탓에 소득공제도 불가능하고, 골프 이용이 잦은 기업 고객은 적격 지출증빙이 되지 않아 회계와 세무 처리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원인은 이를 두고 '600만 명이 반복적으로 감내해 온 비합리적 문제로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법률 전문가들 역시 "결제 수단 선택권은 소비자 주권임에도 현금으로만 받는 캐디피에 대해 현재의 관행이 명백한 법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며 "표준약관은 카드 결제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만을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최소한의 공정 거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리도 분명하다. 소비자기본법은 거래 조건과 지급 방법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한다. 특정 결제수단만을 요구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권리 제한이다. 더 나아가 골프장이 캐디 배치, 운영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구조에서 '개인 간 거래'를 이유로 현금만 요구한다면, 공정거래법상 우월적 지위 남용 논의가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이 강조해 온 '지급결제수단 선택권 보장' 원칙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현금 사용을 거부하는 것뿐 아니라, 현금만을 강요하는 것 역시 본질적으로 동일한 소비자 권리 침해라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현금거래가 낳는 구조적 왜곡이다. 현금은 추적이 어렵다. 국세청은 2021년부터 골프장에 캐디 소득자료 제출을 의무화했으나, 이는 교차 검증이 불가능한 '수기(Excel)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신뢰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해당 문제는 쉽게 해결될 기미가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경우 지난 2022년 '골프산업 혁신방안'에서 결제수단 다양화를 언급했고, 2024년에는 관련 권고 공문까지 보냈지만 강제력 없는 권고로 결국 관행을 바꾸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2024년 4월, 비사업자인 캐디도 카드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해 규제의 빗장을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도 관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이번 기회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을 개정해 확실한 문제 해결의 종지부를 찍어주길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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